Kotlin에서 코드 실행 시간 재기

안녕하세요?

알고리즘 문제를 풀다가, 혹은 코딩 테스트를 보다가 얘네는 대체 어떻게 시간을 재는 건지 궁금했던 적이 있었어요.

아니 시간 초과라니 서버 CPU 구려서 그런 거 아니야? 내 로직에는 잘못이 없다!

방금 코테보고 킹받아서 쓰는 글 아닙니다.

아무튼 과연 어떻게 시간을 재는 걸까요?

오늘은 Kotlin에서 코드의 실행 시간을 어떻게 측정하는지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Java

왜 갑자기 Java 꺼내오냐고요?

Java나 Kotlin이나 어차피 바이트코드로 변환되어 JVM에서 돌아가는 건 똑같기 때문에 Kotlin에서 하고자 하는 것들은 대부분 Java에 먼저 구현되어 있답니다.

Java에서 실행 시간을 측정하기 위해서는 두 가지 방법을 쓸 수 있습니다.

 

1. System.currentTimeMillis()

이 함수는 현재 시간을 ms 단위로 리턴해 줍니다. 타입은 Long이에요.

UTC 시간인 1970.01.01 자정부터 현재까지의 시간을 ms로 계산해 주는데요.

오…제법 만만치 않은 숫자가 나오겠죠? 하지만 Long은 무적입니다.

현재 시각 2023.02.11 15:58, 지금의 currnetTimeMillis()를 한번 찍어볼게요.

ms단위로 계산해 주기 때문에 대충 다음과 같이 나옵니다.

Long currentTime = System.currentTimeMillis();
System.out.print(currentTime);
// 결과
1676098695292

코드 실행 시간을 측정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이 응용해 볼 수 있겠죠.

Long startTime = System.currentTimeMillis();
// 여러분의 코드...
Long endTime = System.currentTimeMillis();

System.out.print(endTime - startTime);

ms * 1000 하면 초단위로 결과값을 알 수 있겠습니다.

하지만 이 렇 게 측 정 하 지 마 세 요!

이 함수가 ms 단위로 결과값을 계산해 주기는 하지만, ms만큼의 정확성을 보장하지는 않습니다.

밑에서 다시 볼게요.

 

2. System.nanoTime()

이 함수는 currentTimeMillis()보다 훨씬 짧네요. 호감 함수입니다.

JVM의 시간을 ns 단위로 반환하는 함수입니다. 시스템 시간이나 UTC 시간과 무 관 합 니 다 !

그러니 실행 시간을 아주아주 정확히 측정할 때만 쓰는 것이 좋겠죠?

작은 시간의 단위도 겸사겸사 알아봅시다.

• ms - millisecond, 1/10^3 초, 밀리초
  • 게임하시는 분들은 익숙하실 겁니다. 핑의 단위로 사용되기도 합니다.
  • 디스크 액세스 속도와 인터넷 속도(패킷이 이동하는 속도) 등을 측정할 때 씁니다.
• μs - microsecond, 1/10^6, 마이크로초
  • 앞에 요상하게 작대기가 하나 박혀있는데 u가 깨진 게 아니라 ‘뮤’라고 읽는 그리스 문자입니다.
  • μ는 사용이 드문 문자라 표준은 아니지만 편의상 us로 표기하기도 한다네요.
• ns - nanosecond, 1/10^9, 나노초
  • RAM의 액세스 속도를 측정하는 단위로 사용됩니다.

이 함수는 다음과 같이 사용할 수 있겠습니다.

Long startTime = System.nanoTime();
// 여러분의 코드...
Long endTime = System.nanoTime();

System.out.print(endTime - startTime);

작은 시간의 단위에서 ms와 ns 중간의 요상한 마이크로초가 있었지요?

그래서 결과값을 여섯 칸 땡겨 읽어야 ms로 읽을 수 있답니다.

 

그래서 뭘 써야 할까요?

System.nanoTime() 쓰세요.

호감 함수라서 추천하는 거 아닙니다.

System.currentTimeMillis()는 “현재 시각”을 기준으로 값을 계산하게 됩니다.

그런데 얻고자 하는 것은 “코드의 실행 시간”이지, “코드 끝난 시각 - 코드 시작한 시각” 이 아니거든요.

그게 그거 아닌가?

아닙니다.

이런 개념을 wall clock time이라고도 합니다. 아래의 링크에서 2011년의 선지자들의 토론을 읽어보세요.

What specifically are wall-clock-time, user-cpu-time, and system-cpu-time in Unix?

 

Kotlin

본론입니다.

위에서 사용한 함수들도 Kotlin에서 코드의 실행 시간을 측정하기 위해 사용 가능합니다.

하지만 사람이 신문물을 쓰고 살아야겠죠?

Kotlin에서는 시간 측정을 보다 간편하게 할 수 있도록 몇 가지 함수를 제공합니다.

 

1. measureTimeMillis(block: () -> Unit): Long

System.currentTimeMillis()보다 기네요.

비호감 함수입니다.

System.currentTimeMillis()의 진화체입니다.

block 내부 코드의 실행 시간을 System.currentTimeMillis()를 이용해서 측정하고, 그 시간을 Long 형식으로 반환합니다.

하지만 위에서 말했죠?

코드의 실행 시간을 측정할 때 System.currentTimeMillis()를 쓰는 건 추천하지 않습니다.

이거 써서 시간 쟀는데 왜 시간이 이상하냐는 질문은 사용자 이슈입니다.

val measuredTime = measureTimeMillis {
		// 여러분의 함수...코드...시간 측정이 필요한 내용
}
print(measuredTime)

 

2. measureNanoTime(block: () -> Unit): Long

뭔가 익숙하죠?

맞습니다.

얘도 System.nanoTime()의 진화체입니다.

block 내부 코드의 실행 시간을 System.nanoTime()를 이용해서 측정하고, 그 시간을 Long 형식으로 반환합니다.

코드의 재사용성을 위해 solution() 함수를 사용하신다든가 해서 코드를 깔끔하게 쪼개놓으신 분은 이렇게 측정하는 것이 더 편하겠지요?

마구잡이로 짜신 분은 reusability의 힘을 한번 느껴보도록 하세요. (당사자성 발언입니다)

val measuredTime = measureNanoTime {
		// 여러분의 함수...코드...시간 측정이 필요한 내용
}
print(measuredTime)

 

3. measureTimedValue(block: () -> T): TimedValue

코드를 먼저 한번 볼까요?

val measuredTime = measureTimedValue {
		// 여러분의 함수...코드...시간 측정이 필요한 내용
}
print(measuredTime)

이 함수는 TimedValue라는 클래스로 block 내부 코드의 실행 시간을 리턴해주나 봅니다…

엥 누구세요?

구글링학과 졸업예정자로서 정말 당황스런 일을 겪었습니다…

Kotlin TimedValue에 대해 검색해 보니 아무것도 나오지 않았어요. 진짜 누구세요?

물론 measuredTimedValue라는 함수에 대한 게시글은 몇 개 있었는데요.

TimedValue가 뉘신지에 대해서는 아무도 한국어로 설명해 주지 않으셨습니다. 하...

코틀린이 어려서 그런가 봅니다.

공식 문서라는 게 있어서 정말 다행이에요. 아래는 TimedValue의 공식 문서입니다.

TimedValue - Kotlin Programming Language

Data class representing a result of executing an action, along with the duration of elapsed time interval.

데이터 클래스입니다. 클래스 변수로 action 실행 결과와 그 실행 시간을 Duration 타입으로 가지네요.

이 measureTimedValue라는 함수는 block을 요구하고, 이 block은 리턴타입이 존재합니다. 즉, 이 block에서 action을 통해 어떤 값을 받을 수 있습니다. 물론 리턴 여부는 선택이므로 리턴하지 않을 수도 있고요.

참고로 위의 1번, 2번은 block: () → Unit을 파라미터로 받았는데, 이는 리턴하는 것이 없는 block을 의미합니다.

사용 예시를 다시 한 번 보겠습니다.

val measuredTime = measureTimedValue {
    var A = 12
    var B = 34
    return@measureTimedValue A + B
 // return@measureTimedValue는 생략해도 됩니다
 // A + B  <- 이런 식으로...
}
print(measuredTime)

//결과
TimedValue(value=46, duration=12.9us)

A+B의 값이 value에 들어간 것 보이시죠?

main()을 리턴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A+B가 measureTimedValue의 리턴값이라는 것을 명시해 주었습니다.

 

4. measureTime(block: () -> Unit): Duration

이 함수는 TimeValue가 아니라 Duration이라는 타입으로 결과를 리턴해 줍니다.

다음과 같이 쓸 수 있어요.

val measuredTime = measureTime {
    // 여러분의 코드...
}
print(measuredTime)

// 예시 결과: measureTime block에 아무것도 작성하지 않았을 때
10.9us

출력 형식이 상당히 만족스럽습니다. 딱히 뭐 한 거 없는데 적당한 단위로 자동으로 변환해서 출력해 주네요.

이건 사실 Duration이 힘써준 결과랍니다.

 

5. Duration?

이 친구는 Kotlin 1.3에서 Experimental로 추가된 클래스입니다.

무슨 말이냐면 소리소문 없이 사라질 수도 있고 아직 감지하지 못한 치명적인 버그도 있을 수 있다는 뜻이죠…

그럼 쓰면 안 되는 거 아닌가요?

다행히도 Kotlin 1.6에서 Stable로 promote되었답니다. 축하해요~

따끈따끈한 Duration! Kotlin 공식문서에서 Duration을 검색하면 What's new가 뜹니다

What's new in Kotlin 1.6.0 | Kotlin

Java에서는 공식 time API 중 Date였던가? 가 사용성이 엄청 별로였던 것 같은데 Kotlin은 어떤지 잘 모르겠네요.

이것저것 만져봤는데 저는 만족스럽게 쓸 것 같습니다.

몇 가지 좋았던 점을 소개해 드릴게요.

1. toString()을 하면 사람이 읽기 편한 단위로 자동으로 출력해 줍니다.
2. 변환 자유로움(Ex. 밀리초 to 나노초, 밀리초 to 일수)

예시를 볼게요.

var test = 1397239847.toDuration(DurationUnit.MILLISECONDS)
println(test)
println(test.inWholeHours)

// 결과
16d 4h 7m 19.847s
388

이게 코드의 전부입니다. 짱이죠?

1397239847 밀리초를 println으로 출력하면 바로 day, hour, min 등으로 잘 나눠서 사람이 읽기 좋게 변환해 줍니다.

일 수로 변환하면 며칠인지도 바로 알려줘요.

test.inWholeHours.toInt()를 하면 Int에도 저장할 수 있답니다.

 

결론

사실 제 경우 대부분의 시간 초과 문제는 로직을 잘못 짰거나 실수한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래서 이거 굳이 찍어보는 건 좀 삽질이에요.

하지만 사람이 삽질 좀 해봐야 팔힘도 길러지고 그러지 않겠습니까?

궁금하신 분은 찍어보세요.

찍을 거면 nanoTime류의 함수를 쓰시고, 테케 큼지막하게 몇십개씩 넣어보겠다 하시는 분들은 모듈화하셔서 Duration을 적절하게 사용하시는 것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