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T-WorX for developers] 생애 첫 인턴 합격까지

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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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SK텔레콤 T-WorX for Developers 챌린지

2022 SK텔레콤 T-WorX for Developers 챌린지

 

새빨간 프로그래머스 배너

자소서 없는 전형 최고다

5월부터 취준을 시작했다.

코테를 이것저것 봤다. 5월 초에 카카오 인턴 코딩테스트가 있었던 것 같은데, 그 후부터 지원 가능한 코딩테스트는 가능한 한 많이 보려고 했다. 한 다섯 번 정도 보니까(물론 합격한 코테는 없었다) 체득하게 되는 사실이 있기는 했다.

코딩테스트에는 어느 정도 유형이 존재하고, 물어보는 알고리즘도 특정 분야의 알고리즘이 주였다.

이렇게만 준비하면 되겠다 싶었다.

그때 프로그래머스에 SKT 개발직군 인턴을 뽑는 챌린지가 떴다. 배너가 새빨간 게 눈이 따가울 정도로 잘 보이더라…

참고로 SKT T-WorX 인턴은 이전에도 있었지만, for developers는 이번 기수가 첫 기수다. 개발자 채용에 힘을 주겠다는 사인인 것 같다.

따로 자소서를 쓸 필요가 없다는 것이 큰 메리트가 아니었다 싶다. 우선 코테부터 보고 시작하겠다는 것이 정말 맘에 들었다. 이전에 코테를 보면서 자소서를 여럿 써놓기는 했지만, 어디에 제출하려면 수정을 거쳐야 하니까 아무래도 좀 번거롭다.

나는 인턴 경험이 없다. 프로젝트 경험은 세네번 정도 있지만, 알짜배기로 따지면 둘 정도. 그렇게 뛰어난 스펙을 가지고 있지는 않았다는 뜻이다.

그래서 취준을 하면서 곳곳에서 열리는 공채와 비슷하게 준비한 것이 바로 인턴 지원이었는데, 구체적인 이유는 다음과 같다.

1. 부담없이 실무를 경험해 볼 수 있다.
2. 스펙과 경험을 쌓을 수 있다.
3. 생업을 개발로 정해도 될 지 확인할 수 있다.

공채에만 올인하지 않았던 이유는 사실 세 번째가 제일 컸다.

대학에서 친해진 언니가 취뽀를 성공하고 먼저 취업한 사회 선배로써 이것저것 고민을 공유해 줬는데, 대기업에 입사해도 이 일을 언제까지 계속할 수 있을지 잘 모르겠다고 했다. 같은 과 동기는 아니고 동아리에서 친해진 언니라 문과 계열 전공이다.

솔직히 좀 충격이었다. 이 언니는 취업 이전 인턴 경험도 짱짱했고, 이름 들으면 다 아는 대기업에 입사해서 (내 기준에서는) 재밌어 보이는 일을 하고 있다. 또 이때는 취준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대기업에 다니는 언니가 마냥 부러웠다.

그렇지만 이해가 안 되는 고민은 아니다. 예순 살의 나는 바리스타를 하고 있을지도 모르니까.

내가 끊임없이 학습해야 하는 개발자로 먹고살 수 있을지가 궁금해졌다. 내 실력에 대한 걱정이 아니다. 내가 이 일을 지속할 수 있는지가 궁금했다.

인턴이 끝나가는 지금은 대충 답을 알 것 같다.

되돌아 보면 얻어가고자 한 것은 모두 얻을 수 있었던 값진 경험이었다.

코딩테스트

코딩테스트는 그렇게 어렵지 않았다.

4개의 문제로 구성되어 있었고, 유형은 다 비슷했다.

동기들은 테스트 케이스 통과 여부는 모르겠지만 대부분 문제를 모두 풀었다고 했다. 마지막 문제를 틀렸다는 것을 알았지만 그냥 제출했다는 동기도 있었다.

난 마지막 문제를 아예 안 풀었다.

세 번째 문제도 좀 꼼수를 써서 풀었다. 꼼수인지, 적절한 자료구조 사용인지…

이분탐색을 써야 시간복잡도를 맞출 수 있는 문제였다는데, 나는 그냥 hashmap의 인덱싱 시간복잡도가 굉장히 낮기 때문에 이걸 활용해서 풀었던 것 같다. 따로 알고리즘은 적용하지 않았다.

3솔이 컷이 아니었나 싶다.

인생 첫 코테 합격 발표가 엄마랑 있을 때 왔다.

축하드립니다! 로 시작하는 메일이 오길래 잘못 본 줄 알고 두 번 봤다.

면접

비대면으로, 1:N으로 진행되었다.

사족이지만 이때 면접관으로 들어오신 분이 멘토님이 되셨다. 연차가 엄청나신 실무자가 면접관으로 들어오시므로, 그냥 솔직하게 대답하는 게 왕도다. 모르겠으면 모르겠다고 하되 알고 있는 내용이나 키워드는 최대한 많이 풀어내려고 했었다.

질문 유형은 세 가지로 나뉘었다. 인성, 기술, 프로젝트…

동기들한테서 들은 얘기를 종합해봤다. 비율이 정말 케바케였다. 아무래도 질문지가 미리 주어지는 형식은 아니었지 싶다.

나는 인성 질문과 진행했던 프로젝트에 대한 질문이 대부분이었다. 프로젝트에 대한 질문이 좀 있었다. 아마 설명을 헷갈리게 해서 그랬던 것 같다.

이런 말은 좀 웃기지만 재밌었다. 참고로 난 긴장해서 말을 못하거나 낯을 가리거나…아무튼 면접을 망치는 타입은 아니다. 사실 누가 내가 한 활동에 대해 이렇게까지 관심을 가져 주겠는가? 그냥 내가 쌓아 온 경험들을 자랑하는 시간이라고 생각하니까 긴장이 좀 풀리기도 했다.

면접 분위기도 굉장히 느슨했고, 면접관분들도 첫 마디를 점심 먹었어요? 로 시작했을 만큼 면접자의 긴장을 풀어주시려고 하셨다. 편한 반팔티를 입으셨던 것 같기도 하고… 난 그래도 인생 첫 면접이기도 하고 대기업 면접이니까 긴장해서 와이셔츠와 비슷한 블라우스를 입었던 기억이 난다.

끝나고 나서는 느낌이 좋았다. 붙을 것 같았다. 동기들도 면접이 끝나고 나서 70% 정도 확신이 들었다고 한다. 합격을 확신했다는 동기도 있었다.

첫 도전이고, 결과가 어떻게 되든 좋은 경험으로 남을 것 같았다.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다는 생각도 들었다.

합격

면접날짜는 6.22 였고, 발표는 28일 저녁에 왔다. 내 순서는 날짜순으로 중간이 아니었나 싶다.

검색으로 들어오실 분들을 위해 남긴다. 결과 발표가 났다는 메일이 저녁 7시 직전에 왔으니 괜히 혹시? 혹시? 하면서 홈페이지 들락거릴 필요는 없다.

사족

아무리 생각해도 인턴 시작 타이밍이 애매하다. 비슷한 포지션의 다른…음…활동들과 겹친다.

싸피라든가, 부스트캠프라든가… 나도 그렇지만 인턴 동기들도 뭘 선택하는 것이 좋을지 고민을 많이 했다.

나는 T-WorX를 계속 진행하기로 선택했지만 그렇지 않은 동기들도 있었다.

각자의 선택을 후회하지 않도록 좋은 경험을 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