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카카오 윈터 인턴십 최종 합격 후기(사감이 많은)

여는 말

안녕하세요.

하하!

카카오 크루가 되어 돌아왔습니다.

사감이 많이 곁들여진 합격후기입니다.

정보글은 아니고 에세이에 가까운 것 같습니다.

스압 조심하세요…

제게 큰 위안이 되었던 SPYAIR의 감정불화 라이브와 함께 시작하겠습니다.

 

2023년도의 취업준비

2023년도는 모든 회사가 힘든 때였습니다. 국내와 해외 모두 비명이 들리고, 취준생 겁주는 기사도 엄청 쏟아졌습니다.

실제로 상반기와 하반기 모두 지원자가 전년도에 비해 무지막지하게 몰렸습니다.

제가 기억하기로는 자소설닷컴에서 지원자 수를 대강 확인할 수 있었는데요.

2022년도 **은행 IT직군 상반기 지원자 수가 대략 700명 정도였는데, 2023년도에 똑같은 시기 똑같은 공고 지원자 수가 한 1800명? 넘어가는 걸 봤던 것 같아요.

정확하지는 않은데 2.5~3배 정도로 지원자가 증가했던 것 같습니다. 진짜 꿈인줄

카카오도 얼어붙은 취업시장에서 자유롭지 못했습니다.

제 기억으로는 카카오가 아마도 2022년도까지… 1년에 공채 한번, 전환형 인턴십 채용 한번으로 총 두 번의 대규모 채용을 진행했던 것 같은데요.

2022년 12월에 6번째 블라인드 공채 입사가 있었던 것 같구요.

2023년에는 신입 입사가 없었던 것 같습니다.

그 다음이 2024년 1월… 이번 전환형 인턴십 합격자 입사인 듯 합니다.

근데 맞나 싶긴 합니다. 아니면 댓글로 알려주세요…

그러니까 지원자는 보수적으로 잡아도 3배가 늘었는데, 취업문은 2배… 혹은 그 이상으로 닫혀 있는 상황인 거죠.

저도 정말 어떻게 탈출했나 싶네요…

전국의 취준생들 정말 화이팅입니다.

 

서류 전형

마감일밖에 기억이 안 나는데요.

2023.11.20 17시 서류마감이었던 것 같습니다.

저는 이때 상당히 멘탈이 좋지 않았는데요.

일주일 전쯤 골프존 전환형 인턴십 면접 탈락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사실 저는 카카오 2022 채용연계형 테크 인턴십, 2023 블라인드 공채에 지원했던 적이 있었는데요.

2022 인턴십은 좀 가벼운 마음으로 지원했었지만, 2023 블라인드 공채는 SKT 인턴십을 마치고 자신감 MAX의 상태에서 코테를 봤었는데 개박살이 났었습니다.

그래서 네카라쿠배는 내 수준에 좀 어렵겠구나…하고 생각했습니다.

게다가 이번 채용은 공채가 아닌 인턴십이라… 예상 난이도가 더 높았어요.

인턴십 합격했다가 전환 안되면? 지금 상황에서는 분명히 멘탈도 날아가고 2024 상반기도 같이 날릴 것이 분명하다.

는 생각이 들어 지원하지 않으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진짜 구질구질하게 마감 40분?전쯤 급하게 써서 제출했어요.

지레 포기하기에는 카카오라는 회사가 정말 넘버원 목표였거든요…

2022와 2023 합쳐서 자소서를 한 60개 넘게 썼는데요.

이만큼 쓰다 보면 어지간한 문항은 10분컷이 가능합니다.

물론 합격률은 장담할 수 없지만…

 

코딩테스트

코딩테스트를 찢었습니다.

사실 2023 블라인드 공채에서 개박살이 나고 충격받은 후 1년 좀 넘게 알고리즘 스터디를 지속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1일 1커밋을 하면서 꾸준히 코테를 준비했던 게 유효했던 것 같아요.

난이도는 제 생각에 무난했던 것 같습니다.

5문제 중 4문제를 완벽하게 풀었고, 한 문제는 완전탐색으로 풀이해서 시간초과를 예상하고 제출했습니다.

못 푼 문제가 아마 그리디였던 것 같은데 그리디는 막히면 한번 자고 일어나야 풀리더라구요.

상당히 선방했지만 자소서를 아주 날림으로 작성했다고 생각했기에… 기대를 많이 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싸피 11기와 우테코 6기 지원을 병행하고 있었어요.

 

서류전형 결과

짜잔!

놀랍게도 붙었습니다.

진짜 놀랐습니다.

붙을 거라고 한 1%정도? 예상하고 있었기 때문에 허겁지겁 면접준비를 하기 시작했어요.

 

면접 준비

저는 크게 면접 준비를 다음과 같이 나눠서 진행했습니다.

1. 회사 딥다이브
2. 직무 세부조사(인턴십 공고에 직무 기술스택이 고지되어 있었습니다)
3. 코테 복기
4. 자소서 기반 질문
5. 경험 기반 질문
6. 기술 질문
7. 공통, 인성 질문

무난하죠?

여기서 카카오에서 보는 면접이라서 더 단단하게 준비해간 부분이 있는데요.

왜?어째서? 라고 스스로 계속 자문자답했던 것 같습니다.

예상 질문 뽑아놓고 대답을 한번 만들어 놓고, 그걸 억까하듯이 계속 왜?왜?왜? 했었습니다.

이게 좋은 방법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뭐든지 이유가 중요한 것 같아요.

전후 맥락을 설명할 수 있다면 더 좋겠죠.

기술이든 인성이든 제가 어떻게 생각하는지, 왜 그런 결론을 냈는지? 그 경로에 대해 보여주려고 노력했던 것 같아요.

보통 면접을 준비할 때는 면접관 입장에서 생각해 보라고 하잖습니까?

제 생각에는 질문에 정답을 내놓았는지도 물론 중요하지만, 어느 정도 기준에 맞는 실력을 갖춘다면 그 다음은 얘가 우리 회사랑 비슷하게 생각하는지도 중요한 것 같아요. (아닐수도)

근데 이건 정말 대비하기 어려운 부분입니다.

회사가 추구하는 사고방식이 면접 평가방식과 완전하게 부합하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에 어느 정도 운이 작용하는 부분도 있구요.

면접자가 회사 문화를 이해하지 못하는 지점도 있을 거구요.

그래서 면까몰이다, 운칠기삼이다 이런 말이 있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대비할 수 없는 부분에 대해서 걱정할 시간에 준비할 수 있는 것을 준비하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계속 보다보면 언젠가 하나는 붙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합격자의 블로그 후기를 참고하세요.

어떻게 해야 하나 너무 오래 생각하지 마시고 일단 준비방식의 초안은 빠르게 합격자의 것을 복사하시고 본인 준비 스타일에 맞게 변주하시는 게 좋은 것 같습니다.

당사자성 발언입니다.

 

면접 합격

아무튼 이러저러해서 면접에 합격했습니다.

오잉?

진짜 놀랍죠?

사실 저는 기술면접 대비 CS 스터디도 1년간 진행했었습니다.

돌아보니 결국 1년간 알고리즘 스터디와 CS 스터디를 꾸준히 한 게 예선통과를 할 수 있었던 이유인 것 같네요.

스터디 강추입니다.

그리고 어떤 방식으로 공부하시든 꾸준히 하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시간이 쌓이면 벼락치기로는 이기기가 정말 어렵습니다.

아무튼 2옵션 우테코, 3옵션 싸피도 합격했지만 시작 일정이 비슷했기 때문에 둘 다 포기할 수밖에 없었어요.

이제 등뒤는 절벽이라는 마음가짐으로 인턴십에 임하게 되었습니다.

한 30분? 기뻤고요.

3일 내내 판교 출퇴근을 어떻게 하나…망해버린 생활리듬으로 잘 적응할 수 있을까… 전환될 수 있을까… 걱정하느라 우울했습니다.

하하...

이런 건방진 저도 면접 보고 나서는 카카오 붙기만 하면 판교까지 삼보일배 해서 가겠다고 호언장담했었답니다.

 

인턴십 시작

인턴십 입사 축하배너 앞에서 기념사진

취준이 길었어서인지(약 1년 반 정도) 취준생 친구들이 많았는데 오티날 가보니 인턴 중 겹지인이 제법 있었습니다.

여러분도 이 좁은 개발자 레드오션에서 취업준비를 하고 계신다면 몸가짐을 정말 조심하세요.

프로젝트 하다가 런했다거나 행실을 생각 없이 했던 역사가 있으시다면 그때의 여러분을 기억하는 사람이 정말 뜬금없는 곳에서 튀어나올 수도 있습니다.

몇 다리 건너면 거짓말 아니고 진짜 다 아는 사람들입니다.

온보딩을 쪼끔 받았구요.

며칠 뒤 부서 배치를 받았습니다.

아래는 오티날 때 받은 웰컴키트입니다.

귀여워

부서 배치

부서 배치는 운이 좋게도 제 마음에 쏙 드는 부서에 배치받게 되었어요. 끼야호!

인턴십 전환 후에도 기존에 배치된 부서로 배정받기 때문에 초반 럭키드로우가 상당히 중요합니다.

물론 인턴이 할 수 있는 건 기도밖에 없습니다.

저는 어딜 가도 낯은 잘 가리지 않는데요.

그래서 초반 적응을 조금 스무스하게 하는 편이라고 생각합니다.

근데 부서 배치 첫주차에 출퇴근과 더불어서… 체력과 긴장 이슈로 컨디션 조절에 실패했고, 적응도 조금 늦어졌습니다.

이유를 알 수 없는 현기증과 어지러움이 너무 심했어요. 지금도 원인을 모르겠습니다.

스트레스성이었는지 뭔지… 생전 처음 겪어보는 컨디션 난조였는데 일주일 지나니까 회복되었습니다.

이때부터 영양제를 하루에 5알씩 꼬박꼬박 챙겨먹었습니다.

그리고 과제를 받았습니다.

배치받은 부서에 따라 인턴들에게는 진짜 천차만별의 과제가 주어졌는데요.

저의 경우에는 두 달 동안 과제 하나만 하면 되었다고만 해 두겠습니다.

 

부서 적응

분위기는 부서마다 진짜 천차만별입니다.

근데 저는 평소에 인복이 많은 편이라고 스스로 생각하고 있었어서 부서가 잘 안 맞을까봐 걱정하지는 않았습니다.

딱히 근거는 없습니다만…

그리고 실제로 너무 좋은 부서였어요.

인턴에게는 멘토가 붙게 되는데요.

저는 두 분 멘토님의 케어를 받게 되었습니다.

놀랍게도 두분 다 면접 때 뵈었던 분들이셨구요.

면접 때 제가 상당히 쫄았기 때문에… 제 멋대로 무서운 분들이라는 이미지를 가지고 인턴십을 시작했었는데요.

시간이 지날수록 정말 멋지고 귀여우신 분들이셨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저를 정말 정성으로 케어해 주셨어요.

지금도 이분들을 멘토님으로 만나지 않았다면 결과가 과연 어떻게 되었을지… 상당히 등골이 오싹합니다.

부서에서는 저를 정말 따뜻하게 환영해 주셨어요.

지금 다시 생각해 보면 제가 잘 적응했던 게 아니고 저를 잘 받아들여 주셨던 것 같습니다.

애를 하나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말처럼… 인턴 하나를 키우려면 온 부서가 필요했던 것이죠.

어쩌면 제가 20대에 만난 가장 큰 행운은 카카오 인턴십 합격이 아니라 부서 배치였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할 정도로 좋은 분들만 만날 수 있었습니다.

제가 오랜 취준 기간 동안 안 쓰고 모아놓은 운을 아마 부서 배치에 썼던 것 같아요.

부서에는 아주 느리지도 빠르지도 않은 이상적인 속도로 스며들었습니다.

아마도…

 

그리고 저를 매우 환영해 주신 분도 계셨습니다.

ㅎㅎ… 샤라웃을 한번 해드려야 할 것 같아서요.

멘토님들 바로 다음으로 큰 도움을 주신 분이십니다만…

저는 제 심연을 보여드리고 싶지 않았는데…

잠깐 방심한 사이 이미 늦어버렸습니다.

아무튼…흠…감사합니다.

덕분에 힘든 기간 동안 숨을 틔울 수 있었습니다.

 

과제 수행

아…

정말 힘들었습니다.

인턴십에 합격했던 시점이 1년 반을 넘게 취업준비를 하던 때였어서 탈출이 간절하기도 했고요.

넘버원 목표였던 회사의 가장 좋은 부서에 들어왔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번 기회가 제 20대에 주어진 가장 좋은 패였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마음가짐을 정말 단단하게 조였습니다.

이번 인턴십 두달의 기간을 언제고 돌아봤을 때, 떨어져도 스스로에게 부끄럽지 않도록 오늘 최선을 다할 것.

좀 거창하긴 한데 정말 이 문장대로 임했습니다.

하루하루 치열하게 살았어요.

스트레스를 안 받았던 건 아닌데 당장 해야 할 일이 산더미라서 스트레스를 느낄 시간도 없이 공부하고 개발하고 공부하고 개발하고 했던 것 같아요.

다시 하라고 하면 더 열심히는 못할 것 같습니다.

 

저 고삼때도 이렇게 비인간적으로 살지는 않았었구요.

수능 끝나고 한달간 피씨방에서 10to10하면서 기어코 오버워치 그마 찍고 10kg 빠졌을 때보다도 열심히 했던 것 같습니다.

그 짓은 한달 하고 더 못하겠어서 그만뒀는데 이번 인턴십은 아무래도 기간이 두 배였으니까 그때의 두 배보다도 더 열심히 한 거죠.

그 결과… 과제를 수행하면서 지난 2년간 배운 것보다도 더 많이 배울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잦은 자발적 야근과 멘토님들의 흥미로워하는… 그리고 걱정스러운 시선 속에서 1월이 지나갔습니다.

1월 말에는 중간점검이 있었어요.

피드백으로는 속도는 조금 아쉽지만 방향은 아주 좋다는 칭찬과 야근이 좀 잦은 것 같다는 지적을 받았습니다.

이게 칭찬일까 싶으신 분들도 있을 것 같은데요.

사실 부서 분위기 따라 다른 것 같습니다.

당장의 개발 속도가 방향보다 더 중요한 회사와 부서도 있을 거구요.

그렇지 않은 곳도 있겠죠.

개인적으로는 한달 간 적응하면서 느꼈던 부서 분위기상 아주 긍정적인 피드백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말씀하시는 분위기가 좋았어요. 아마도…

야근은 뭐…

안하고 동일한 결과를 낼 수 있다면 베스트겠죠.

그렇지만 제 실력을 냉정하게 평가해 봤을 때 표준 근무시간보다 더 많이 노력하지 않는다면 정량적인 평가에서 좋은 결과를 받기는 어렵겠다고 생각했어요.

트레이드오프가 있는 것 같기는 합니다만 후회하지 않습니다.

 

2월은 워킹데이가 정말 적었는데요.

설연휴에 푹 쉬면서 저도 모르게 왔었던 번아웃이 해결되었습니다.

그리고 이후의 주말에는 그 업보를 청산했어요.

2월에는 프로젝트와 기술 스택에 대한 이해가 궤도에 오르기도 했고, 부서 적응도 다 마쳐서 1월만큼 힘들지는 않았던 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무난하지도 않았습니다.

험난한 하루하루를 쌓아서 프로젝트를 마무리했습니다.

마지막 주에는 최종발표를 부서 분들 앞에서 진행했고요.

Q&A 시간에 개털리고 울면서 최종면접을 준비했습니다.

 

인턴십 수료식

2월 29일에 희노애락이 가득했던 인턴십을 마무리하게 되었습니다.

수료식 직전에는 발표 준비를 잠깐 내려두었습니다.

부서 분들 한분한분께 감사의 편지를 썼어요.

인턴임에도 불구하고 정말 과분할 정도의 케어와 관심을 받았었고, 모든 분들께 적어도 한 가지씩은 배울 수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다시 돌아오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해서 늦기 전에 편지로 그동안 감사했던 마음을 전했습니다.

아무리 긍정적으로 생각해도 전환될 가능성이 높은 것 같지는 않았거든요...

이 복잡한 감정은 뭐라고 설명해야 할까요.

프로젝트 더 안해도 되니까 인턴십이 끝나면 행복할 줄 알았는데요.

미련이 뚝뚝 떨어져서 집에 가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다음주에 최종면접이 있었기 때문에 하루 뒤풀이하고 내내 면접 준비를 했어요.

 

최종면접

인턴십 면접보다 스무스하게 준비했습니다.

마친 지 얼마 되지 않은 프로젝트와 생생한 인턴십 경험을 위주로 준비했기 때문에 할 게 그다지 많지 않았어요.

면접장 들어가기 직전에 멘토님이 맛있게 드시던 에스프레소 콘파냐가 생각나서 한잔하고 들어갔는데 예상보다 심장이 너무 뛰어서 당황스러웠던 기억이 납니다.

근데 면접은 제가 생각하기에는 98% 정도 망했습니다.

2%는 뭐... 만사에 절대라는 건 없지 않겠습니까?

너무 간단한 기술질문이 들어왔는데 제가 얼어서 대답을 못했어요.

면접장 나오니까 기억이 나더라고요…

억울해서 진짜 눈물이 났습니다.

면접 보고 나서는 멘토님들께 연락을 드려서 부서 분들과 함께 짧은 티타임을 가졌습니다.

티타임 내내 멘탈이 박살나서 징징거렸던 기억이 나네요.

그리고 제가 해놓은 면접 복기를 보시고는 미묘하게 웃는 것 같은 표정으로 저를 보시던 부서 분들도 기억이 납니다.

아니 면접 진짜 망했는데 왜 웃으시지?!ㅠㅠㅠ…

저는 그때가 정말 마지막인 줄 알았는데…

왜 웃는 얼굴이셨는지는 결과 발표 이후에 알게 되었어요. ㅎ…

아무튼 티타임 이후에는 제 합격토템 친구를 만나서 밥을 먹었습니다.

징크스인지… 면접보고 이 친구를 만나면 반드시 합격하더라고요.

이번에도 유효했습니다.

고맙다!

샤라웃 한번 해주고 가겠습니다.

 

합격

분명히 면접 마지막에 13일 수요일에 뜬다고 강조하셨던 것 같은데요.

화요일 아침에 일어나보니 결과가 나와 있었습니다.

동기 톡방에 난리가 나 있고 결과가 발표되었다는 메일이 와 있더라고요.

일어나자마자 심장 터지는 줄 알았습니다.

사람이 참 호르몬과 정신에 지배받는 동물인 게 그 짧은 시간 동안 바로 눈앞이 어지러워지고 숨이 가빠지고 식은땀이 막 나고 그러더라고요.

그리고 저는 면접을 진짜로 망했다고 생각해서… 발표 당일에 너무 충격받지 않도록 결과를 기다리는 동안 불합격하는 상황에 대해 시뮬레이션을 계속 돌렸는데요.

실제로 영입 사이트에 로그인하는 동안 완전히 진정해서 어차피 탈락이니 얼른 확인하고 네이버 공채 자소서나 마저 써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런데?

OH MY GOD

온갖 주마등 같은 게 스쳐지나가고…그런 건 없었고요.

두달 간 그렇게 노력하면서 꾸역꾸역 성장했던 게 의미가 있었고, 입사 자격이 있다고 평가받았다는 생각이 들면서 취준 기간 동안 약하게 있었던 우울증이 싹 나았습니다.

 

현재

길고 긴 취준 끝에 꿈에서나 그리던 회사에 입사하게 되었습니다.

솔직히 이 후기를 쓰는 지금도 잘 실감이 안 납니다.

내가? 카카오에? 그것도 이런 멋진 부서에? 원하던 기술스택과 개발문화와 사내문화를 바탕으로 첫 근무를 시작할 수 있다고?

지금은 연수원에서 이걸 마저 쓰고 있는데요.

사실 몰카였고 금요일에 회사로 출근하면 합격은 거짓말이었으니 맥북 두고 나가라고 할 것 같습니다.

ㅋㅋ…

현재는 다방면으로 행복한데요.

정신적으로, 금전적으로 여유가 생겼다는 점이 가장 만족스럽습니다.

인생의 많은 것들에서 새로운 선택지가 생긴 느낌이에요.

또… 이 행복한 감정이 영원하지는 않겠지만 이번 인턴십을 통해 정당한 노력으로 원하던 결과를 달성했다는 성취감은 오래 갈 것 같습니다.

취준 기간 동안에는 잊고 있었던 감각인데 다시 돌아오니 좋네요.

이제 새로운 도전을 하면서 계속 성장해야죠.

 

여기까지는 긍정적인 감정이구요.

사실 저는 인턴십 때 참 우울하고 하루하루가 괴로웠습니다.

이건 그냥 제 성향인 것 같아요.

성장의 계단을 다 올라가고 나서 뒤를 돌아보면 제가 성장했다는 걸 분명 느낄 수 있거든요.

하지만 돌아보기 전까지는 절망과 자괴감 속을 허우적거리는데, 자기효능감이 바닥을 치고 자신을 돌볼 여유가 없어집니다.

이게 맞는 비유인지는 모르겠지만 아래 짤이 그때의 제 상태를 잘 설명해 주는 것 같아서 가져와 봤어요.

내가 볼 때는 너무 얄팍한 나...

사실은 제가 쫄보라서 그런 걸지도 모르겠지만 입사하고 나서도 제가 업무를 잘 해낼 수 있을지 상당히 두렵습니다.

그래도 너무 저를 의심하면 뽑아주시고 좋게 평가해 주신 분들께 실례가 되겠죠...

남은 2024년은 꺾여도 계속 하는 마음으로 나아가 보겠습니다.

일단 ㄱ

글이 길어졌네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에는 4월의 월간회고로 돌아와 보겠습니다.